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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근대 왕권 정통성이 우리하고 무슨 상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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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머픽
작성일 2026.09.0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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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상속이 여러 매체를 통해 너무 당연시되는(사실 별로 당연하진 않았지만) 개념이고 요즘은 희미해져가고 있긴 하지만, 실생활에서도 맏이를 더 챙겨주고 하는 식으로 사람들에게 익숙하다 보니


  '적장자 정통성'이라는 개념이 무의식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음. 그래서 '세조 비판'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지적하는 문제를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그런데 그냥 상황만 바꿔보면 간단함.



  옛날 어딘가에 호수의 여인에게 검을 건네받아 정당한 정통성을 갖춘 왕이 있었다고 치자. 그런데 숙부라는 놈이 권좌에 눈이 멀어 그만 호수의 여인에게 검을 받은 조카를 죽이고 왕에 올랐음.


  이제 현대인의 관점에서 이 찬탈에 대한 다양한 논평이 가해질 수 있는데


  1. "숙부라는 놈이 조카를 죽이다니 ㄷㄷ 잔인한놈"-> 개인에 대한 도덕적 평가로 충분히 가능한 비판.


  2. “호수의 여인에게 검을 받은 정통성 넘치는 트루킹을 죽이다니 ㅠㅠ 극악무도한놈" -> ??? 

  2번이 문제라는 것임. 



  적장자, 데미갓, 기름부음 받은 자, 혹은 호수의 여인에게 검을 받은 자 같은 전근대 왕통을 분식하는 왕권서사는 당대인들에게는 중요했겠지만 현대적 관점에서 과거의 왕들을 평가할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니까.



  이러한 인식의 차이를 이용한 유명한 유머가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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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왜 웃길까? 


  그건 기사도 로맨스의 서사를 찢고 현실이 불쑥 침입하기 때문임. 


  실제로 이 유머를 보는 우리에게 호수의 여인이 건네준 검을 받아서 발생한 정통성이란 아무 의미도 없음. 


  그저 ‘옛날 사람들은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나보다‘, 그뿐의 의미일 뿐.



  혹시나 해서 덧붙이는데 통치의 정당성을 수호하는 이런 왕권 이데올로기가 '필요없다' 거나 '중요하지 않다' 는 것이 아님.


  과거를 들여다보는 분석틀 중 하나에 불과한 이 도구에 주화입마하지 말라는 것.


  종종 보이는 '단종은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정통성을 지닌 왕이었는데 세조가 죽여버림 ㅠㅠ' 이건... 나쁜놈이 호수의 여인에게 검을 받은 트루킹을 죽였다는 말하고 별반 다를게 없음.


  요점은 개인으로서의 세조 비판, 즉 조카를 죽이는 등의 패륜적인 행위를 도덕적으로 비판하는 것과, 전근대 왕권 이데올로기를 현대인이 그대로 내면화하는 것은 구별하라는 것임



ㅊㅊ- https://www.fmkorea.com/best/9615056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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