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로드] 시방 상다리 휘어지게 묵어는 봤능가?

리뷰

[맛집로드] 시방 상다리 휘어지게 묵어는 봤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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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님 사진=장동규 기자 

고운님 사진=장동규 기자 


잦은 비 소식과 무더위로 이른 포문을 연 올여름. 평년보다 더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저마다 강렬한 계절을 지날 준비 태세에 돌입했다. 무더위에 자칫 기력을 잃지 않기 위한 여름 보양식도 필수다. 민어와 갯장어가 통통하게 맛과 살이 올랐다. 제철의 맛과 영양을 듬뿍 머금은 ‘남도 밥상’은 내륙과 해안 모두를 아우르는 귀한 식재료와 넉넉한 인심, 음식 속에 녹아있는 ‘게미진 맛’(깊은 맛을 뜻하는 호남 방언)으로 여름을 준비하는 이들의 ‘보양 백신’이 돼줄 것이다.

◆고운님

대치동 포스코 사거리 인근에는 남도의 사계절을 뜰채에 모두 담아 식탁에 펼쳐놓는 남도 한식 전문점 ‘고운님’이 자리하고 있다. 햇수로 15년 이상 남도 음식을 선보이면서 제철 요리로는 정평이 나 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관례처럼 먼 곳에서도 찾아오는 단골이 상당수다.

매장에 발을 들이는 순간 서울 한복판에서 순식간에 남도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든다. 입구 바닥에는 각 지역명과 특산물이 표기된 남도의 지도가 펼쳐져 있으며 벽면 한쪽으로 나란히 자리한 개별실에는 각각 남도 바다의 보석 같은 섬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으니 말이다.

남도의 참맛과 사계절을 전파하고자 고향 완도에서 서울로 터전을 옮긴 정춘근 대표의 휴대전화는 완도부터 목포·여수·벌교·무안 등 각 산지의 식재료 공급처와 연락을 주고받느라 매일 바쁘다. 식당업을 해 본 사람이라면 가장 어려운 일이 식재료 관리라는 점을 공감할 텐데 고운님처럼 여러 가지를 그것도 산지에서 공수하는 신선 식재료 다수를 고정적으로 다루고 기복 없이 내놓는 자체가 이곳의 내공과 노련함을 보여준다.

고운님의 메뉴를 들여다보면 이곳의 식탁은 주인장 마음대로가 아닌 ‘바다 마음대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다가 내어주는 선물이 춘하추동 각기 다르기에 이곳의 메뉴도 1년에 4번씩 계절과 함께 달라진다. 지금은 여름의 바다가 한창이다.

하절기의 계절 일품요리 중에서도 한창 맛이 오른 여수산 갯장어, 일명 ‘하모’(ハモ)는 대표적인 여름 보양 메뉴다. 갯장어는 양식이 어렵고 여름 한철 잡히는 계절 생선으로 일본에서도 귀한 대접을 받는 어종이다. 특히 여수 갯장어는 품질이 좋고 두터운 살점과 탄력 있는 식감으로 산지에서도 여름 별미로 반드시 즐기는 음식이다.

깔끔하게 손질한 갯장어 살을 샤부샤부로 즐기는 것이 대표적인 여수식 메뉴. 고운님의 갯장어 샤부샤부는 육수부터 남다르다. 오랜 시간 푹 끓여낸 채수에 인삼·대추와 살을 발라내고 남은 장어 부산물을 함께 넣으면 육수 자체가 이미 완성형 보양식이 된다. 거기에 세심한 칼질로 잘 손질된 갯장어 살 한 점을 육수에 담그면 마치 꽃처럼 하얗고 풍성하게 살이 피어오른다. 육수에 담그는 시간은 3초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

싱싱한 여름 부추와 깻잎도 육수에 살짝 데쳐 달고 아삭한 햇양파와 구수한 시골 된장까지 곁들여 푸짐한 쌈 보따리를 입안 가득 욱여넣어 씹다 보면 식재료의 감칠맛이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온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제철 갯장어의 꽉 찬 식감을 즐기다 보면 무더위의 맹폭에도 여름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생겨난다.
살코기를 즐기고 나면 각 재료의 맛이 푹 우러난 육수 한 그릇을 먹기 좋게 간을 해서 내어준다. 국물 자체가 사실상 갯장어의 정수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갯장어 외에도 여름 대표 선수인 ‘민어회’와 고운님의 시그니처 메뉴인 ‘갑오징어 숙회’도 포기하기 쉽지는 않다.

남도 밥상의 진수는 함께 차려내는 갖가지 맛깔난 반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남도에서 나고 자란 정대표가 눈으로 직접 보고 먹어온 어머니의 맛을 모티브로 한 최소 12첩의 푸짐한 찬들도 하나하나 각자의 이야기를 갖고 있다. 부드럽고 파삭한 완도의 파래김, 직접 농사짓는 배추김치와 바지락살과 함께 버무린 머위나물, 청양초를 갈아 넣어 알싸한 맛이 일품인 열무물김치 등 모든 찬 역시 식탁에서 계절의 미학을 알려준다.

위치 서울 강남구 삼성로81길 22 대치동 우편취급소 2층
메뉴 여수하모샤부샤부(1인) 4만5000원, 완도갑오징어 5만8000원
영업시간 (매일)11:00-22:00
전화 02-562-9292

◆울돌목가는길 


울돌목가는길. 사진제공=다이어리알

울돌목가는길. 사진제공=다이어리알 


진도 바다의 천연 보배와도 같은 신선한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을 선보이는 곳으로 일반 한정식과는 차별화된 ‘바다 한식’을 표방한다. 다양한 정식 코스를 선보이며 해산물과 함께 다양한 해조류를 맛볼 수 있으며 매일 아침과 저녁 직접 만드는 손두부 맛도 일품이다. 코스를 더욱 푸짐하게 즐기고 싶다면 ‘능이 전복 영양 솥밥’을 추가할 수 있다.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40길 41
메뉴 울정식 2만2000원, 돌정식 2만9000원
영업시간 (점심) 11:30-15:00 (저녁)17:00-22:00
전화 02-521-6032

◆옥경이네건생선 


옥경이네건생선. 사진제공=다이어리알

옥경이네건생선. 사진제공=다이어리알 


신당역 중앙시장 내에 자리한 반건조 생선 전문점. 어업을 하는 가족의 도움을 받아 현지에서 직접 100% 자연산 생선을 공수해 판매하고 찜·구이 등으로 조리한 뒤 제공해 술꾼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특히 갑오징어·반건조 우럭·민어 등이 인기다. 자연산을 취급하다 보니 생선은 크기와 시세에 따라 가격이 변동될 수 있다.

서울 중구 퇴계로85길 7 중앙시장내
메뉴 갑오징어(소) 2만3000원, 민어(소) 2만7000원
영업시간 (매일)13:00-01:00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단축영업, 월 휴무)
전화 02-2233-3494 


◆신안촌(본점) 


신안촌(본점). 사진제공=다이어리알

신안촌(본점). 사진제공=다이어리알 


1986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종로의 대표적인 남도 음식점으로 2대에 걸쳐 맛을 이어가고 있다. 전라남도 신안의 지역명을 따온 이름처럼 신안의 명물인 낙지와 홍어가 대표 메뉴다. ‘낙지꾸리’는 큼직한 산낙지를 꼬치에 돌돌 말아 구워낸 음식으로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철마다 새로운 남도의 다양한 토속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 종로구 사직로12길 8
메뉴 낙지꾸리정식 7만7000원
영업시간 홍어삼합정식 7만7000원 (점심)12:00-14:30 (저녁)17:00-22:00 (일 휴무)
전화 02-725-7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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