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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암단지1단지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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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말부터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는걸 시작으로 지금까지 논스탑으로 몸이 망가져왔습니다. 몇달전 담낭절제술 후로 심장 상태도 급격하게 나빠져 심부전이 오고 부정맥도 함께 찾아왔구요. 폐에 물이 차기 시작하면서는 누우면 호흡이 곤란해서 한달 가량을 밤이면 소파에 앉아서 졸고 몸이라도 기울어지면 익사하듯 숨이 막혀 깨어나던게 너무 힘들더라는... 

 

 지난주 금요일 심장 수술전 마지막 검사와 컨설팅을 받고 왔는데, 검사담당 간호사와 피지션이 지금까지 받은 수술과 시술, 지난 3개월간의 복용약, 한달내 전신/수면마취 횟수등에 대해 자세하게 확인하더니, 다 왔으니 이제 좀 천천히 가라고 위로해주네요. 

 

 그래도 전화위복이라고 20년이 넘은 심장병이라 내 병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생각했는데, 검사결과가 잘못됐거나 내가 잘못 알고 있는것도 많았았네요. 심장병의 원인이 기존에 알고 있던 류마티스열이 아니라서 판막들의 교체가 아닌, 수선이 가능하다는 점. 여러번의 시술후에도 계속 재발하는 부정맥도 완치율이 제일 높은 Cox-Maze procedure를 할 수 있다는 점. 좌심방이 절제술도 함께 해서 혹시나 계속 재발해온 부정맥이 또 재발하더라도 항응고제는 안먹고 살아도 될거라는 점. 그리고 건강한(?) 젊은 나이에 수술을 받아 술후 경과가 좋을테고 무엇보다 좋은 심장외과의 분들을 만났다는 점.

 

 집도의가 컨설팅 마지막에 자기팀의 수술 횟수, 실패율에 대해 얘기하며 "네 원래의 기대수명을 돌려받은거 축하한다"면서 악수를 청하는데, 악수하면서 아내와 함께 펑펑 울었네요.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며 살아오긴 했지만 기뻐하며 살아오진 못했고 마음 한구석엔 남들보다 노력했으니 주어지는게 당연하다는 교만함도 있었습니다. 일상으로 돌아가면 변함없이 짜증나고 스트레스 받는 일들이 있겠지만, 내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는 잊지 않고, 매 순간 더 행복하게 보내려고 노력할겁니다. 어서 지겨워하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네요.

   

딴게에서 그동안 참 즐거웠습니다. 딴게이분들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수술 후 첫 방구가 나오면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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