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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암단지1단지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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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담배를 시작한 때가 아마도 1986년, 그러니까 고딩 1학년 때인 것 같습니다.

그 때부터 시작해서 때로는 3개월 동안 한 개비도 테우지 않던 시절이 있었고

(요 일이 있은 후 말짱 도루묵이었지만 https://www.ddanzi.com/free/679755929 )

많이 테울 때는 하루 3갑, 적게 테울 때는 하루 한 두 개피 .. 모 이렇게 태우고 있죠.

요즘은 10개비에서 한 갑 사이를 테웁니다만 ... 음 .. 이 날 이후로 자발적으로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적이 없습니다.

 

때는 1993년 가을, 저는 어깨 탈구라는 걸로 의정부 신병모집소에서 빠꾸를 맞았고

그래서 병역이 결정되기 까지 시간이 붕 뜨게 됩니다. 친구의 소개로 잠시

이태원 크라운 호텔의 비디오 방송실, 그니까 당시에는 방송실에 비디오 데크가

주욱 있었고, 시간마다 비디오 테이프를 교체해줘야 했죠. 원하는 비디오 콜이 오면

그걸 넣어주기도 했구요. 암튼 그런 알바를 했더랬습니다.

저녁에 밤 세워 하는게 좀 빡시긴 했어도 페이도 좋았고 또 무엇보다 비디오 테입 교체 후엔

자유로운 시간을 한시간 반정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알바를 하던 . 음 .. 9월 말에서 10월 초 쯤 되었을까요?

여느 때처럼, 비디오 테입을 교체하고, 새벽 2시 즈음

당시 여러 생각이 많던 때인지라 .. 밖으로 산책을 나왔죠.

당시엔 24시간 편의점도 쉽게 찾아 볼 수 없던 때이고 새벽에 커피를 마시는 방법은

직접 타먹거나 자판기 커피가 다였더랬습니다. 그래서 호텔 앞에 조금 구석진

골목안 골목가게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고 88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고

미군부대 쪽으로 걷기 시작했죠. 나무가 많아서였을까요?

당시의 공기는 그 이전의 공기와는 뭐가 달라도 많이 달랐습니다.

공기의 밀도가 엄청 높다 해야 할지, 한 번 숨을 들이킬 때 .. 뭔가 가을의 여운 같은 것이

코끝을 간지럽히는 느낌이 나기도 하고 .. 그냥 저는 이걸 가을냄새라고 합니다만

암튼 .. 그런 가을 냄새를 맡으며 미군 부대를 따라 난 도로를 걸으며 담배 한 모금

달큰하고 텁텁한 커피 한 모금을 머금고 바라본 하늘엔 별이 꽤 많이 떠있었죠.

아마도 그 농염한 가을 냄새 때문이었을 거라 생각하는데 ...

하늘의 별빛에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는 냥 .. 저에게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

살짝, 쌀쌀하고 쓸쓸한 거리를 걸으며 .. 한 모금 커피와 담배는 그런 이야기들을

더 선명하게 들려주는 듯 했죠.

 

저는 그 느낌에 완전 홀딱 빠져가지고

요즘도 그 맘 때가 되면, 새벽에 담배 한 개비, 자판기 커피를 한 잔 들고서

공기좋은 거리를 찾아 새벽을 배회하곤 합니다.

 

이 때 부터, 담배를 끊어야 된다는 생각은 잘 안들드라구요.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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