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지난 빵, 가져가라더니"…알바생 절도범 신고한 카페 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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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지난 빵, 가져가라더니"…알바생 절도범 신고한 카페 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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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여기 경찰인데 절도죄로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OOO씨 맞으신가요?"

21살 대학생 A씨는 얼마 전 절도죄로 고소당했습니다. 남의 물건에 손을 댄 적이 없는 A씨로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입니다. 놀랍게도 고소인은 A씨가 일하던 카페의 점장님이었습니다. 

A씨는 지난 2월부터 약 한달 간 모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알바)를 했습니다. 급여일이 지나도 월급이 들어오지 않자 A씨는 점장에게 급여 미지급에 대해 문의합니다. 이에 점장은 2월과 3월 급여를 합쳐서 4월에 주겠다고 말합니다. 급여 지급이 늦어진 데 대해 양해를 구하긴커녕 급여 지급일정을 자기 맘대로 조정하겠다는 점장의 어이없는 태도에 A씨는 더이상 같이 일하기 힘들다는 의사를 전달합니다. 

사실 그동안 A씨는 일을 하며 여러 불이익을 감수해 왔습니다. 왜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냐는 A씨의 물음에 점장은 "널 어떻게 믿고 (계약서를)바로 쓰냐. 3개월 이따 쓰겠다"고 둘러댔고 근로계약서를 쓰기 전까지는 수습이라는 이름을 붙여 급여도 최저시급 이하로 지급했습니다. 법정 휴게시간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점장은 또 유통기한이 지난 빵을 A씨에게 집으로 가져가 처리하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점장은 알바생들 먹으라며 선심인 양 빵을 내줬지만 사실은 처치 곤란한 빵들을 떠넘기는 것일 뿐이었습니다. 

일을 그만 둔 뒤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월급은 계속 입급되지 않았고 결국 A씨는 그간의 불만사항을 모아 노동청에 진정을 넣었습니다.

이후 점장은 A씨가 도둑질을 했다며 경찰에 A씨를 신고하는데요. A씨가 직원 식자재인 빵을 맘대로 가져갔다는 게 고소 이유였습니다. 집으로 가져가 버리라고 하던 점장이 말을 바꿔 이제는 자신을 도둑으로 몰고 있는 상황입니다. 

◇월급 몰아주기·알바 수습기간 모두 불법

A씨가 지적한 점장의 행위는 모두 불법입니다. 하나씩 따져볼까요?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해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를 임금의 4대 원칙이라고 하는데, 점장은 이 중 정기지급의 원칙을 어겼습니다. 임금은 매월 일정한 기일에 지급됨으로써 근로자 생활안정을 도모하는데 그 취지가 있습니다. (대법원 2001.2.23, 2001도204) 이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사안입니다.

수습 직원이라는 미명 하에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은 것도 불법입니다. 사실 수습기간은 알바생에게 무조건 인정되는 게 아닙니다. 1년 이상의 기간을 정했거나 정규직으로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만 수습기간을 적용해 근무 시작 후 3개월까진 최저임금의 90%까지 감액할 수 있습니다. 1년 미만의 기간을 근무했는데 수습기간이라며 월급을 덜 준다면 이 또한 임금체불입니다. 

하지만 A씨는 점장과 근로계약 자체를 체결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른바 수습 급여를 지급해서는 안 됩니다. 아울러 점장은 근로계약서 미작성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합니다. 알바 고용 역시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근로계약서 미작성이 확인되면 사업주는 기간제법에 따라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합니다.

법정 휴게시간 미지급은 어떨까요? 고용주는 근로자의 근무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무 도중에 줘야 합니다. 위반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현재 점장은 근로기준법의 여러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이러한 위법행위가 매우 악의적인 것으로 판단되면 실형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처벌 여부와 별도로 A씨는 못 받은 돈을 받아낼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에 임금체불 진정을 제기하거나, 사전 상담이 필요한 경우 사업장소재지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방문해 진정 또는 고소를 진행하면 됩니다.

◇가져가서 버리라고 할 때는 언제고

문제의 점장은 유통기한 지난 빵을 처리하기 번거로우니 매번 알바생들에게 이를 나눠줬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빵집이나 편의점 사장은 판매 기한이 지나 더이상 팔지 못하는 음식을 복지 차원에서 알바생에게 제공하곤 합니다. 흔히 '폐기'라고 부르죠. 그런데 사장이 이 폐기 음식을 자발적으로 줘놓고선 추후 근로와 관련한 분쟁이 생기면 별안간 알바생을 고소하는 일이 종종 일어납니다.

분명 '가져가서 먹으라는' 말을 듣고 폐기를 가져왔을 뿐인 알바생 입장에선 억울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경우 정말 절도나 횡령 혐의로 처벌을 받게 되는 걸까요?
 절도란 타인의 재물을 가지려는 생각으로 허락 없이 절취하는 것을, 횡령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의 반환을 거부하는 것을 말합니다. 두 죄 모두 재물, 즉 경제적 가치가 있는 물건에 불법영득의사를 보일 경우 성립합니다. 그러나 폐기 물품은 유통기한이 지나 어차피 버려야 하는 음식인데요. 애초에 절도나 횡령의 대상이 되기 어렵습니다.

아울러 문자 내역이나 주변인들의 증언을 통해 점장이 알바생들로 하여금 폐기 식품을 먹으라고 했음이 드러난다면 A씨가 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점장이 폐기 물건의 소유권을 포기한 사실이 증명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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